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随便

그날~!

by dnahd@hanmail.net 2024. 2. 6.

 

시절이 어수선하던

80년 초반

나도 예외 없이 영장을 받았다

유행하던 장발의 머리를 깎으러

시골 이발소에 갔는데

벽에 걸린 먼지 쌓인 트랜지스터에서

김수희의 멍에가 흘러나왔다

장발의 머리는 추풍낙엽처럼

발아래 쌓이고

멍에노래는 가슴을 때리는데

눈물 한 방울 한숨한마디... 아~!

그렇게 훈련소 입구에 갔는데

밖에서는 친절하더니

위병소 안에 들어가니 악마로 변했다~ㅎㅎ

피 끓는 각자의 청춘들이 모여있으니

초반 다른 생각 못하게 아주 죽여주네

목은 쉬어 소리도 안 나오고

응가는 며칠 만에 검은 숯덩어리로 나오고

질척한 연병장에 이리저리 굴리니

완전 그지 같은 모습들

배식중에도 얻어터지고 또 굴리고 으~아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들도

적응은 되드라

훈병들과도 정들고

이별의 시간도 다가오고

그렇게 각자 소속부대로 떠나가는데....

차라리 신병교육대가 좋더라

층층시어머니 같은 자대는 더 괴로워

 육체의 시련보다는

정신적 고통의 연속

훈병동기들아

지금은 어느 하늘아래서

나처럼 늙어 가겠지

보고 싶다~이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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